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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7

제28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라운드 보도자료

‘유리판 그린’에서 마지막에 웃은 주인공은 토종 장타자 배상문(23)이었다.
우승 상금 1억 2000만원을 획득한 배상문은 총 1억 3145만원으로 상금 선두에 올라서 2년 연속 상금왕을 향한 발판도 마련했다.

90년부터 남서울CC에서 열린 15차례 매경오픈에서 국내선수가 13번째 우승컵을 차지하는 동시에 한국 선수의 강세도 이어졌다.

18번홀(파4·393m)에서 벌어진 연장 승부는 결국 그린에서 결정났다.
배상문의 두번째 샷이 그린을 넘겼지만 1.5m 오르막 퍼팅을 성공한 반면 오태근은 그린에 올렸으나 15m 거리에서 첫 퍼트를 5m나 길게 쳤고 결국 내리막 퍼팅에 걸려 이를 놓쳤다. 남서울 그린의 마지막 희생자가 된 셈이다.

배상문은 매경오픈 사상 다섯번째로 치러진 연장 승부에서 우승하면서 통산 5승째를 챙겼다. 특히 굵직굵진한 대회를 주로 우승해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애칭도 따라 붙게 됐다.

2006년 에머슨퍼시픽그룹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챙긴 배상문은 2007년 메이저급인 SK텔레콤오픈 우승컵을 거머줬고 상금왕에 올랐던 지난 해도 2승 중 하나를 내셔널타이틀인 한국오픈으로 채웠다.

“3라운드에서 비가 온 덕분에 우승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배상문은 출발부터 각오가 남달랐다. 이번 대회 이전 토마토저축은행오픈과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연속 컷오프의 쓴 맛을 본 터였다.

연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두 선수는 한치의 양보 없는 혈전을 벌였다.
먼저 배상문이 포문을 열었다. 2번홀에서 15m 거리에서 칩샷 버디를 넣으며 앞서 나갔다. 이 칩인 버디는 사실 이번 우승을 결정 짓는 ‘오늘의 샷’이었다. 파4의 2번홀(434m)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렵게 플레이된 홀이다. 파세이브만 해도 감지덕지하는 홀에서 나온 행운의 버디가 결국 우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 버디에 흔들렸는지 오태근은 3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2타차로 밀렸다.

하지만 배상문이 6번홀(파3) 보기로 주춤거리자 오태근이 곧바로 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하던 승부는 10번과 11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떨군 배상문으로 다시 기울어졌다. 하지만 배상문이 잇따라 버디 기회를 무산시키며 지루한 파행진을 하는 동안 오태근이 14번과 16번홀(이상 파5)에서 호쾌한 장타로 버디를 잡았다. 2홀을 남기고 다시 승부 원점.

17번홀은 모두 파로 마무리됐다. 마지막 홀에서 오태근은 결정적인 2m짜리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우승컵을 기대하며 친 퍼팅이 홀컵을 살짝 비껴가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또 일본파 김종덕(48·나노소울)과 지난 해 부활의 샷을 날린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이 이날 나란히 3타씩을 줄여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3위를 차지했다.

상비군 변진재(한체대2)가 2007년 상금왕 김형성(28·양산CC), 2006년 상금왕 강경남(삼화저축은행)과 함께 공동5위에 올랐고 1,2라운드에서 노장 돌풍을 일으켰던 최상호(54·캬스코)는 3라운드 6오버파에 이어 이날도 5오버파로 부진해 합계 6오버파로 공동55위에 머물렀다.



[매일경제 오태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