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08.09.05

허정구배 제55회 한국아마 최종일 경기결과

김비오(신성고3)가 55년 전통의 `아마골프 메이저대회' 허정구배 최강자에 올랐다.

김비오는 5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파72)에서 막을 내린 허정구배 제55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마지막날 같은 `국가대표 쌍포'이자 고교 후배인 김민휘(신성고1)와 나란히 합계 3언더파 285타를 때려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경훈(서울고2)과 김형우(해운대고1)가 각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위로 뒤를 이었고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에 나서며 우승 후보로 손꼽힌 송태훈(신성고1)은 합계 이븐파 288타에 머물렀다.

동료 골퍼로부터 `김비오 뒷심'이라는 말까지 유행시킬 정도로 차분한 김비오의 플레이가 빛난 한판이었다. 경기 중반 갑자기 내린 비속에서도 김민휘와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은 김비오는 마지막 연장 18번홀(파4)에서 김민휘가 먼저 오른쪽으로 감기는 티샷을 때리자 "파만 잡아도 이긴다"는 생각으로 침착하게 왼쪽으로 공을 보내 끝내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김비오는 "지난해 호심배에서 성급하게 나섰다가 김민휘에 연장 패배한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연습 라운드라는 생각으로 부담을 털어버리고 플레이한게 주요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미있는 건 이날 김비오의 우승으로 아마골프계 `군웅할거 시대'가 그 시작을 알렸다는 점. 지난해 송암배와 익성배, 허정구배 3개 타이틀을 독식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쓴 김영수(한국체대1)의 전성시대였다면 올해는 국가대표 윤정호(중산고2)와 상비군 박정대(청주고3)가 각각 송암배와 익성배 정상을 나눠 갖으며 한바탕 아마골프계 지각변동을 알렸다. 김비오가 허정구배 우승컵을 가져가며 올해 아마골프계는 국가대표-상비군이 각각 일각을 차지하는 `춘추 전국시대'가 완성됐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김영수와 박정대는 합계 2오버파 290타로 중위권으로 밀렸고 윤정호는 4오버파 292타로 입맛이 쓴 시즌을 보냈다.

1954년 창설돼 올해로 55회째를 맞은 허정구배는 올해로 51회째를 맞은 한국오픈이나 한국프로골프선수권보다 4년이나 더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대회로, 장익제(1994), 김형태(1998), 김성윤(1999)을 비롯해 김대섭(2000), 김경태(2006) 등 지금까지 숱한 골프스타를 배출한 한국골프의 산실이기도 하다. 
1960~70년대 한국프로골프협회, 한국골프장사업협회, 대한골프협회를 이끌었던 고 허정구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을 기려 `허정구배'로 명명했고 매일경제신문사가 후원하고 있다.

매일경제 성남/김정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