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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7

[허정구배] 국내아마추어 골프역사를 다시 쓸 대기록이 나왔다.

‘아마추어 선수권 타이틀 3연승’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아마추어 시절 US아마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것과 견줄만한 대기록이다.

주인공은 국가대표 상비군 김영수(창원공고3). 
김경태와 강성훈이 동시에 빠진 올해 아마 무대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미래의 스타를 예약했다.
김영수는 7일 경기 성남 남서울CC에서 열린 허정구배 제54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최종일경기에서 1오버파 73타를 기록해 합계 4언더파 284타로 노승열(경기고1), 김우현(백석고1), 김민휘(신성중3)를 3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송암배아마선수권, 익성배매경골프선수권에 이은 3주 연속 우승이다. 국내 3대 아마추어 메이저 대회를 싹쓸이 한 셈이다.
국내 아마 메이저를 동시에 석권한 것은 국내 아마 골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최경주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괴물 신인’ 김경태조차도 이뤄 내지 못한 대기록.

이번에도 희생자는 국가대표 노승열이다.
노승열(경기고1)은 송암배와 익성배에서 잇따라 연장전에서 패한 데 이어 이번에도 ‘김영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영수에게는 ‘노승열 킬러’라는 애칭이 붙을 만하다. 반면 중2 때인 2005년 역대 최연소로 이 대회를 제패해 차세대 한국골프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노승열은 이번에 명예 회복을 노렸으나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김영수는 화려한 골프를 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퍼팅으로 스코어를 지켜 나가는 스타일. 아무리 피곤할 때도 30분~1시간 가량 퍼팅 연습에 할애하고 잠들 정도로 연습벌레라는 평이다.
김영수는 이날 5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7번홀에서 버디로 만회했고 15번홀에서 다시 1타를 잃었지만 추격하는 선수들의 기세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한편 1954년 창설된 이 대회는 올해로 50회째를 맞는 한국오픈이나 한국프로골프선수권 대회보다도 4년이나 긴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해 챔피언 김경태(21·신한은행)를 비롯해 장익제(1994), 김형태(1998), 김성윤(1999), 김대섭(2000) 등 지금까지 숱한 스타를 배출하며 ‘한국골프의 산실’이 됐다.
2003년 대회부터 지난 60∼70년대 대한골프협회, 한국프로골프협회, 한국골프장사업협회를 이끌었던 고 허정구 삼양인터내셔날회장의 뜻을 기려 ‘허정구배’로 이름 붙였고 매일경제신문사가 후원하고 있다.

매경 오태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