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07.05.14

<한인 골퍼 없이 美 고교대회 우승없다>

"적어도 로스앤젤레스의 고교 골프팀이 좋은 성적을 내려면 한인 선수들을 붙잡아라."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열리는 주요 고교 골프대회에서 한인 골퍼들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등 한인의 존재 여부가 신형 골프 클럽이나 퍼터, 볼 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날 스포츠 섹션에서 "LA 지역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주요 대회의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끼리 우승을 다투고 있다"며 갈수록 위세를 떨치고 있는 한인 골퍼들의 현황을 상세하게 짚었다. 매그닛 스쿨 가운데 하나로 6~12학년의 재학생을 두고 있는 코리아타운 인근 LACES의 경우 25명의 고교 골프선수 가운데 무려 17명이 한인 남녀 선수들이며 이들 가운데 대니얼 박과 미셸 박은 오누이인데, 한인 선수가 워낙 많다보니 이제는 골프팀에서 한국어가 공용어가 됐을 정도가 됐다. 지난해 가을 열린 LA지역 선수권대회에서 미셸은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했고 여자부 단체전을 석권한 그라나다힐스 고교에서는 제니퍼 조가 핵심 역할을 하는 등 지난해 열린 여자부 대회는 한인 여자골퍼 3명이 모두 휩쓸었다. 또 남가주대(USC)로 진학이 확정된 대니얼도 최근 열린 2개 남자대회에서 개인전을 독차지했고 이들 두 대회의 준우승자 역시 한인 골퍼였다. 대니얼과 역시 한인 쌍둥이인 톰 로와 팀 로는 내주 월요일부터 그리피스공원내 윌슨 및 하딩 코스에서 열리는 올시즌 개막전에 LACES를 대표해 남자부에 도전한다. 한국 핏줄 선수들의 활약은 LA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데, 제인 나의 경우 지난 2005년 캘리포니아주 여자부 개인전 결승에서 현재 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중인 안젤라 오와 맞붙어 우승했으며 LPGA투어에 16세에 뛰어든 미셸 위 역시 한인이었다. 이밖에 현재 UCLA에 재학중인 대니얼 임의 경우 라미라다 고교에 재학중이던 지난 2003년 CIF-SCGA 남자부 개인전에서 우승하고 지난해에는 퍼시픽 10 콘퍼런스 개인전 정상을 차지하는 등 한인 골퍼들이 우승하는 것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타임스는 소개했다. 제인 나와 대니얼 박 등 여러 한인 선수들을 가르친 하버골프센터의 돈 브라운 코치는 "한인 선수들이 차지하는 몫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인 골퍼들은 무척 열심히 연습하며 스케줄을 엄수하는 등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평가했다. 브라운 코치는 "한인 골퍼들은 골프에 있어 체격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며 "단지 훈련과 집중력, 그리고 강한 정신력이 필요함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LACES 골프팀의 개리 아이도 코치는 "다들 한국말을 사용하는 바람에 경기중 코스에서는 서로 도와준다는 오해를 줘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영어를 사용토록 주의를 줬다"며 "팀에서는 일주일에 한차례 이상 연습하지 못하지만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 정말 열심히 기량을 연마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