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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7

"박세리 효과가 한국 여성골프 성공 견인"< WSJ >

한국 여성 프로골퍼들이 미국 LPGA를 호령하고 있는 배경에는 박세리의 성공신화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이 성공하기 힘든 한국적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 분석했다. 저널은 미국의 인디애나주 정도에 불과한데다 산악지형이 많아 골프장이 270여개에 불과하고 남성과 여성 골퍼의 비율이 9대 1에 이를 정도로 여성골프인구가 적은 한국이 미국 LPGA를 점령한 데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나름대로 한국 여성 골퍼들의 약진 배경을 조명했다. 현재 미 LPGA에서 토너먼트 자동출전권을 확보한 한국 여성 골퍼는 34명, LPGA 토너먼트 자동진출권을 가진 전체 선수가 138명인 것을 감안할 때 전체의 4분의 1이 한국 선수로 채워져 있는 셈이다. 지난 1997년에는 LPGA에 참여한 한국 여성 골퍼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과 비교할 때 한국 여성 골퍼의 들의 활약상은 눈이 부실 정도이다. 저널은 한국 여성 골퍼의 LPGA 전성시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9년 전 LPGA에 진출해 신인선수로 4승을 거둔 박세리의 성공신화가 미친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젓가락 문화로 대표되는 한국인들의 섬세함이 성공의 배경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한국의 타이거 우즈로 불리는 박세리의 성공이 한국 여성 골퍼들에게 성공에 대한 희망을 심어줬다는 것. 저널은 상금과 각종 후원 등을 통해 2천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진 박세리의 성공신화가 수많은 한국여성들을 골프장으로 향하게 했다면서 올해 신인으로 LPGA에 참가하고 있는 홍진주도 박세리의 성공에 자극받아 16살 때 박세리가 성장한 대전으로 이사까지 하면서 본격적인 골퍼의 길로 들어선 경우라고 소개했다. 저널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업을 포기한 채 딸을 뒷바라지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프로골퍼 지망생들이 연습을 위해 학업을 소홀히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널은 또한 여성의 사회활동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한국 내 현실도 훌륭한 여성골프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한국의 사회와 기업문화는 아직까지 남성위주라면서 노동 가능 연령대의 여성 가운데 대략 90%가 대학을 다녔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은 52%에 불과하며 남성과 여성의 중간소득 격차도 선진국 가운데 가장 큰 40%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여성의 사회적 성공기회가 적은 가운데 나타난 박세리의 성공신화가 한국 여성들이 골프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저널의 해석이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