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07.04.09

<마스터스골프> 메이저 제패한 시골 소년 존슨

'시골 소년이 마스터스 그린 재킷을 입었다' 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만 모여 치러 '골프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잭 존슨(31.미국)은 미국에서 '시골'로 통하는 아이오와주 출신이다. 인구 6만명의 아이오와시티에서 태어난 존슨은 곧바로 아이오와주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시더래피즈로 옮겨 성장했지만 시더래피즈도 인구 12만명에 불과한 소도시. 물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스포츠에 열광적인 아버지를 둔 존슨은 그러나 10살 때부터 시작한 골프에 두각을 드러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시골 출신 소년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는데는 많은 세월과 노력이 필요했다. 고교 시절 학교 대표로 뛰었던 존슨은 아이오와주 드레이크대학에 진학해 대학 대표로 활약했지만 프로 선수로의 경력은 지역 미니 투어부터 시작해야 했다. 1998년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열린 미니 투어인 프레이리투어에 발을 디딘 존슨은 2002년까지 PGA의 3부투어인 후터스투어에 머물렀다. 한 살 많은 타이거 우즈(미국)가 1996년 화려하게 PGA 투어에 데뷔해 1997년 마스터스를 제패할 때 존슨은 아직 시골 대학의 평범한 골프 선수였을 뿐이었고 우즈가 세계랭킹 1위를 꿰찼을 때 존슨은 미니투어를 전전했다. 하지만 '프로 골퍼' 존슨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늘었다. 2002년 후터스투어에서 우승 한차례를 포함해 5차례 '톱5'에 입상한 존슨은 상금랭킹 2위를 차지해 2부투어인 네이션와이드투어로 올라갔고 2003년 상금왕과 함께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 당시 존슨은 두차례 우승을 비롯해 무려 아홉차례나 3위 이내에 들었고 78라운드 가운데 오버파 스코어는 10라운드 뿐이었다. 49만4천882달러를 벌어들인 존슨은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사상 처음 시즌 상금 40만달러를 넘긴 선수가 됐다. 꿈에 그리던 PGA 투어에 입성한 뒤에도 존슨은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2004년 신인 시절 벨사우스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두며 241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2005년에도 '톱10' 입상 5차례에 180만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인데 이어 지난해에도 245만달러를 챙기며 상금랭킹 24위를 차지한 존슨은 라이더컵 미국 대표로도 뽑히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를 제패할 재목에는 2% 이상 부족하다는 평가를 감수해야 했다. 우선 첫 우승 이후 두 시즌을 우승없이 보냈고 정상급 선수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폭발적인 장타력이 없기 때문이다. 존슨의 올해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76.3야드로 200여명의 PGA 투어 선수 가운데 바닥권인 157위에 불과하다. 작년에도 183.7야드로 145위에 그쳤던 존슨에게는 그러나 페어웨이 안착률 71.72%(11위)라는 티샷의 정교함과 그린 적중시 평균 1.742개(14위)라는 짠물 퍼팅이 있었다. 유리알 그린에 수시로 방향을 바꿔가면서 불어대는 강한 바람 때문에 장타자들이 소나무 숲에서 허덕일 때 존슨은 특기를 살려 '대어'를 낚을 수 있었다. 18번홀을 마치고 그린 옆에서 지난 1월 낳은 아들을 안고 기다리던 아내 킴을 꼭 껴앉은 존슨은 "내가 이런 엄청난 일을 해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우승의 감격을 제대로 표현조차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