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07.03.29

[필드의 마에스트로] 우기정 신임 한국골프장경영협회장

"어려운 때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정공법으로 난국을 타개해 나가겠다" 지난 22일 제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07년 한국골프장경영협회(KGBA) 총회에서 9년만의 경선 끝에 제14대 협회장에 선출된 우기정 대구골프장 회장(61ㆍ사진)은 "무엇보다 골프장을 둘러싼 중과세 제도 개선에 앞장서 골프장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우 신임회장은 특히 "현재의 골프장 관련 세제는 연간 골프장 입장객 2000만명을 넘는 골프대중화시대와는 걸맞지 않다"며, "앞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을 정면 돌파하는 공격적인 방법을 선택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3년간 골프장업계의 수장으로서 200여개 골프장을 이끌어갈 우 신임회장을 만나봤다. 우 신임회장은 선친 우제봉 선생이 1972년 경북 지역 최초로 대구 골프장을 개장한 이래 유업을 이어받아 40년간 골프장업계에 몸 담아 온그야말로 '산 증인'이다. 94년에는 중국 대련에 순수 국내 자본과 기술로 골프장을 건설해 남보다 한 발 앞선 국제적인 사업 감각도 과시했다. 우 신임회장의 경영철학은 간단하다. 바로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신중히 선택하고, 이를 위해 매진 하는것. 방법은 어떤일이든 '정면돌파'이다. 대련에서의 골프장 건설 초기 중국에서는 생소했던 회원모집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이 골프장이 현재 중국에서 손꼽히는 명문 코스로 발돋움해 밀려드는 입장객을 수용하느라 여념이 없는 것도 이에 따른 산물이다. "중국에서도 골프붐이 일면서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골프장들도 10여 곳을 넘고 있다. 이제는 상호 정보교환을 통해 모든 시설과 운영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상생을 도모할 때"라는 우 신임회장은 올해들어 이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를 초현대식으로 개축하는 한편 18홀 야간 조명시설 등 대대적인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연세대 재학시절부터 럭비 등 안해 본 운동이 없을 만큼 스포츠마니아이기도 한 우 신임회장은 주니어시절에는 '프로골퍼'를 꿈꿀 만큼 골프에 재능을 보였던 인물. 물론 클럽 챔피언에도 오르는 등 골프 실력도 최강이다. 우 신임회장은 이때문에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매년 개최하는 등 한국 골프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니어 육성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이 대회는 그동안 박세리와 김미현 등 쟁쟁한 LPGA 스타들과 김대섭과 김경태 등 남자골프의 '차세대 기대주'들을 발굴해 국내 최고의 아마추어 대회로 자라매김하고 있는 터전이다. 우 신임회장은 "이 대회는 앞으로도 한국 골프의 세계화를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대회를 국제대회로 확대하는 등 더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 신임회장의 또 다른 화두는 '봉사'이다. 국제 라이온스협회 한국연합회장 등 골프계를 초월한 다양한 활동으로 '마당발'이란 애칭까지 붙여진 우 신임회장. 2004년에는 국제라이온스협회 한국연합회장을 맡아 시각 장애인들의 개안수술을 해주는 '오프닝 아이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평양에 라이온스 안과병원을 준공하는데도 앞장섰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신지체 장애우들을 위한 스페셜올림픽 개최. 2005년 스페셜올림픽 한국위원회장을 맡아 지난해 11월 대구 골프장에서 아예 '스페셜올림픽 동아시아골프대회'를 열었다. 우 신임회장은 대회 창설 배경에 대해 "이 대회를 통해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라는 것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우회장은 또 이 대회를 치르면서 스포츠토토측이 수익금 중 상당 부분을 대회 경비로 충당하는 것을 보고 대구골프장 클럽하우스내에 스포츠토토 발매기를 설치해 '장애우 기금'도 적립하기로 했다. 우 신임회장은 "이 아이디어는 전국골프장으로 이어져 '이웃돕기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게 될 것"이라며 골프장경영협회장으로서의 봉사로도 연결했다. "이제는 회원사와 한국 골프의 발전을 위해 봉사할 때"라며 한국골프장경영협회장 출마를 선언했던 우 신임회장은 사실 6년전부터 '준비된 회장'을 꿈꿔왔다. 2004년 한달삼 회장과의 경선 당시에는 회원사간의 갈등과 반목을 우려해 자진 사퇴하기도 했던 우 신임회장은 "골프장업계의 현실이 절박해 이제는 더 이상 양보할 수 없었다"며, "골프장의 중과세 완화 및 규제 개선, 체육진흥기금 폐지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우 신임회장은 이를위해 "업계 대표와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이 가동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잔디연구소 활성화 등 회원사들의 숙원 사업 해결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 김현준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