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07.02.28

훌리에타 모녀의 LPGA 성공스토리

‘어머니와 딸의 환상의 콤비….’ LPGA투어 한국선수들의 정신적·물질적 후원자가 ‘골프 대디’라면 파라과이의 ‘골프여왕’ 훌리에타 그라나다(21)의 든든한 버팀목은 ‘골프 맘’이다. 그러나 훌리에타의 어머니 로자 그라나다(49)는 한국의 아버지와는 달리 그동안의 삶을 살아오면서 단 한 홀도 자신을 위해 골프를 한 적이 없는 ‘골프외한’이다. 27일(한국시간) PGA닷컴은 LPGA투어 선수들 가운데 가끔 아버지가 캐디 노릇을 한 적은 있지만 어머니와 딸이 환상의 정규 콤비를 이룬 것은 그라나다가 유일하다며 그들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했다. 특히 지난해 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ADT챔피언십에서 루키로서 생애 첫승과 함께 최고액의 우승상금 100만 달러를 거머쥔 훌리에타가 시즌 개막전인 SB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2007시즌을 순조롭게 풀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PGA닷컴은 훌리에타가 캐디를 하기 전에 건축설계가로 연필이나 L자형 자를 손에 드는 게 고작이었던 자신의 어머니를 캐디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순전히 ‘돈’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LPGA투어의 루키 시즌에 앞서 2부투어인 퓨처스투어 당시 훌리에타는 진짜 캐디에게 줄 돈이 없어 고육책으로 어머니를 캐디로 대동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러나 이제 훌리에타는 어머니 로자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즉 다른 어머니들이 모두 갤러리의 자리에서 자식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동안 로자는 딸과 한 조를 이루어 거리를 알려주고 클럽 선택을 도와주며 정신적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훌리에타를 “우리 공주님”이라고 부르는 유일한 사람인 로자는 딸의 캐디를 맡기 전에는 놀랍게도 골프백을 10야드도 옮겨본 적이 없으며 골프와도 인연이 없었다. 이 때문에 훌리에타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그는 “어머니에겐 힘겨운 일이다. 골프백은 때로 점점 더 무거워진다. 사람들은 내가 어머니에게 그 일을 시키는 것이 할 짓이 못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나는 어머니가 그 자리에 나와 함께 있어 주는 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훌리에타는 이런 어머니를 위해 골프백을 가볍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운드당 골프볼은 여섯 개만 담고. 우산이나 비옷은 챙기지 않는다. 그는 캐디를 바꾸기보다는 골프백을 가벼운 것으로 바꾸고 있다. 이를 두고 PGA닷컴은 그들이 LPGA투어에서 점점 무적의 강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자동차가 없어 동네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던 훌리에타 모녀는 100만 달러의 우승상금의 일부로 최근 레인지 로버 스포츠 승용차를 구입하는 꿈을 이뤘다. 일간스포츠 - 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