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07.02.12

<겨울철 중국 골프 관광 '주의보'>

대구-中 선전간 항공기 결항.지연 속출 올 들어 대구와 중국을 오가는 전세 항공기의 결항.지연이 속출하고 출발 당일 공항에서 관광이 취소되는 등 겨울철 골프 관광객들의 피해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구에서 사업을 하는 P(57)씨는 한 달 전 국내 모 여행사를 통해 동호회원 7명과 함께 지난 달 18일 떠나기로 돼 있는 중국 선전(深玔) 골프관광 상품을 예약했다. 그러나 출발하기 하루 전 갑자기 여행사로부터 선전에서 광저우(廣州)로 다시 여행지를 변경한다는 황당한 연락을 받았으며, 이튿날 공항에서 출발하기 직전 느닷없이 기상악화 때문에 전세기 운항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고는 공항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관광이 취소된 인원은 이날에만 100명이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P씨는 "이번 여행을 직접 주선했기에 갑작스런 취소로 동호회원들에게 낯을 들 수 없었다"며 "나중에 현지 날씨를 알아봤으나 당일의 날씨는 맑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항공기들이 정상 운항한 것으로 확인돼 더욱 황당했다"고 말했다. P씨는 여행사로부터 계약금은 돌려받았지만 기상악화라는 이유 때문에 기타 경비나 위자료를 받지 못해 보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여행사를 고소할 뜻을 밝혔다. 자영업자 J(58)씨는 지난 1일 지인과 부부동반으로 선전에 골프관광을 떠났으나 현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중국측 여행사 대표가 관광객들이 낸 계약금을 갖고 잠적한 사실을 알고는 난감했다고 전했다. 결국 J씨 일행은 1인당 100달러씩을 내고 일단 호텔에 투숙했으며 이튿날 국내 여행사 직원이 선전에 도착하면서 상황이 대충 수습됐다. 그러나 여행 마지막날인 4일 그린피가 지불되지 않았다며 현지 가이드가 가방을 내주지 않았고 관광객 10여명이 1시간여동안 실랑이를 벌이며 볼모로 잡혀있다시피 하다 J씨가 자신의 카드로 일행의 그린피 1천400달러를 결제하고 나서야 돌아오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이처럼 최근 대구에서는 겨울철 부정기 노선인 중국 전세기를 이용하다 피해를 입은 관광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이를 판매한 여행사들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9일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중국 골프관광 성수기인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대구-선전간 항공노선에서 중국 2개 항공사의 전세기가 1차례 결항했고 이.착륙이 1~2시간 이상 지연되는 일도 9차례나 발생했다. 그 결과 상당수 여행객들의 중국 여행일정이 무산되거나 지연됐을 뿐만 아니라 많은 여행객들이 패키지 상품인데도 애초 계약과 다른 여행 일정, 웃돈 요구 등으로 여행을 망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고객들로 부터 항의를 받고 있는 지역 여행업체는 7~8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업체는 "대구-중국간 정기 노선이 없어 중국 전세기 좌석을 사들여 패키지 여행상품을 구성한 뒤 일선 여행사에 판매하는 업체의 잘못된 판촉 때문에 고객은 물론 여행사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12월 말 하이난다오(海南島) 여행객들의 여행 스케줄이 취소돼 관광객들이 선전으로 몰리면서 과부하가 생겨 여행지의 중도 변경은 불가피했다"며 "기상악화에 따른 항공기 결항에 대해서는 배상의무가 없으며 기타 불편 또는 피해는 내용에 따라 보상 여부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