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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8

홍지원 ‘최고권위’ 한국여자오픈 제패 “국가대표, 상비군 한 번도 못한 제가…”

국가대표나 상비군을 한 번도 못해본 제가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 우승했다는게….

지난해 한화클래식(8월)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기쁨의 눈물을 펑펑 쏟았던 홍지원(23)이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에서 우승컵을 들고 “한국 최고권위의 대회에서 우승했다는게 뜻깊다”며 감격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3년차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 힐스CC(파72·672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줄이고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해 마다솜, 김민별과 공동선두를 이룬뒤 3명이 치른 두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낚고 승리했다. 첫 우승 이후 10개월 만에 2승을 또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홍지원은 상금 3억원과 3년 시드를 거머쥐고 “아직도 많이 모자란데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첫 연장전을 모두 파로 비긴 뒤 핀 위치를 그린 한 가운데로 바꿔 꽂고 치른 두 번째 연장에서 홍지원은 세컨샷을 홀 1m 옆에 바짝 붙여 승부를 갈랐다. 마다솜은 티샷을 왼쪽 페널티 지역으로 보내면서 경쟁에서 밀려났고, 김민별은 약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실패했다.

선두 마다솜과 3타차 3위로 출발한 홍지원은 전반에 2타를 잃은 뒤 10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고 분위기를 돌렸다. 15번홀(파4) 버디와 16번홀(파5) 보기를 기록할 때만해도 2타 차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17번홀(파3)에서 마다솜이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더블 보기를 범한 사이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드라이버샷 비거리 224야드(115위)에 불과한 ‘짤순이’ 홍지원의 우승 발판은 올시즌 페어웨이 안착률 1위(88%)를 기록한 정확성이었다. 홍지원은 지난해 한화클래식에서도 다른 선수들이 깊은 러프에 고전할 때 페어웨이를 착실히 지키는 전략으로 우승했다.

홍지원은 “비거리에서 조금 뒤지더라도 페어웨이의 먼거리에서 가깝게 붙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남들이 잘 치는 코스보다는 전략적으로 쳐야하는 코스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홍지원은 “또래인 박현경, 임희정과 최혜진 언니 등이 제가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였다. 훌륭한 선수들이 많았다”는 그는 “선수라면 상비군이나 국가대표를 무조건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제가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며 남다른 감회를 내비쳤다. 그와 경쟁한 선수들은 공동 6위 홍정민까지 모두 국가대표 출신이었다.

최근 2개 대회에서 컷탈락 하는 부진을 극복한 그는 “이왕 메이저 2승을 쌓았으니 나머지 3개 타이틀도 더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 우승 당시 “올해만 하고 골프를 그만두려 했었다”는 그는 “요즘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골프는 그만큼 어렵다”며 웃었다.

정규투어 2년차 마다솜과 신인 김민별은 생애 첫 우승 기회에서 아쉽게 물러났다. 2주 연속 우승 및 2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인 아마추어 김민솔과 공동 4위(9언더파 279타)로 마쳤다.

스포츠경향 김경호 선임기자 작성 / KGA 안형국 차장 게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