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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5

스크린의 황제 김홍택, 한국의 마스터스까지 품었다

 

제43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

2444일 만에 프로 통산 2승째

1차 연장서 태국 쯩분응암 제압

 

프로 통산 우승 횟수를 1승에서 2승으로 바꾸기까지 2444일이 걸렸다. ‘스크린의 황제’에 이어 ‘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김홍택은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18번홀을 가득 메운 수천명의 골프팬들 앞에서 양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김홍택은 5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쳤다.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김홍택은 동타를 이룬 촌라띳 쯩분응암(태국)을 1차 연장에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으로 3억원을 받은 김홍택은 한국프로골프 투어 5년 출전권과 아시안투어 2년 출전권을 받았다.

스크린골프 투어인 G투어에서 통산 12승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김홍택은 2017년부터 1부 투어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단 한 번도 시드를 잃지 않을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2017년 8월 동아회원권그룹 다이내믹부산 오픈을 마지막으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몇 차례 우승 기회를 놓친 김홍택은 올해 정상에 오르기 위해 지난겨울 만반의 준비를 했다.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310야드에 달하는 김홍택은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윙을 교정하고 많은 시간을 연습에 투자했다.

정교함을 앞세워 올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파운더스컵에서 공동 10위를 차지한 김홍택은 이번 대회 첫날 2타를 줄였다. 둘째날에는 김홍택이 더욱 더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6타를 줄인 김홍택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셋째날에는 티샷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타수를 줄이지 못한 김홍택은 전날보다 순위가 한 계단 하락한 공동 4위가 됐다.

선두에 3타 뒤진 상태로 최종일 경기를 시작한 김홍택은 전반에 힘을 내지 못했다. 더블 보기 1개와 보기 2개, 버디 2개를 묶어 2타를 잃은 김홍택은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김홍택이 후반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13번홀을 시작으로 15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그는 17번홀에서 또 1타를 줄여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타의 우승자가 결정되는 연장전에서도 김홍택은 흔들리지 않았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3번 우드를 선택한 김홍택은 페어웨이로 공을 보냈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넘었갔지만 김홍택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침착하게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보기에 그친 쯩분응암을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김홍택은 “프로 골퍼라면 누구나 다 우승하고 싶어하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에 오르게 됐다.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하루”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홍택은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며 지난해 8월 태어난 첫 아이 설연 양에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컵을 선물하게 됐다. 그는 “설연이에가 태어난 뒤 처음 맞는 어린이날에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그토록 바라던 꿈이 현실이 돼 아직 얼떨떨하지만 설연이가 기뻐할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홍택이 연장 접전 끝에 챔피언에 등극하며 GS칼텍스 매경오픈의 한국 선수 연속 우승은 20년으로 늘어나게 됐다. 둘째날 9언더파를 몰아치는 등 최종일까지 흔들림 없는 경기력으로 이번 대회 첫 태국 선수 우승에 도전했던 쯩분응암은 1차 연장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태훈(캐나다)이 8언더파 276타 단독 3위에 자리했고 장유빈과 옥태훈, 이정환이 7언더파 277타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했다. 6언더파 278타를 적어낸 황중곤은 단독 7위에 이름을 올렸고 조민규는 5언더파 279타 단독 8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베스트 아마추어는 4오버파 288타를 기록한 국가대표 박정훈이 차지했다.

 

기사제공: 매일경제 임정우 기자 / 게시: 강대훈(hdcp@kgagol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