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07.01.17

양용은 “최경주 선배 뛰어넘고 싶다”

“똑같이 섬 출신이라고 하지만, 훨씬 더 큰 곳에서 자라고 배운 제가 더 잘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우스갯소리지만 한편으론 다부진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말이었다. 지난해 11월 유럽프로골프 HSBC챔피언스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치고 우승,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양용은(35·게이지디자인)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를 앞둔 마음가짐을 밝혔다. 양용은은 1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다음달 22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열리는 악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후 3월16일 시작하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등 총 12개 대회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용은은 “완도 출신의 최경주 선배가 저렇게 잘하는데 제주도 출신인 나는 훨씬 더 잘해야 되지 않겠냐”고 너스레를 떨며 “PGA 투어에서 최선배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양용은의 올시즌 최대 목표는 내년 시즌 투어카드를 확보하는 일이다. 퀄리파잉스쿨 부진으로 올해 투어카드 획득에 실패, 비회원에게 허용되는 12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그 중 몇차례 상위권에 오르면 내년 투어카드가 보장되는, 지난해 상금랭킹 150위(70만달러 안팎)를 뛰어넘는 상금을 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즌 중이라도 상금순위 150위를 넘어서면 임시 투어카드를 부여하기 때문에 양용은은 상반기 중에 임시카드를 획득한다는 각오다. 12개 대회로 제한되지만 다행히 양용은이 출전하는 대회는 4개 메이저대회를 비롯해 대부분 총상금이 600만~800만달러에 이르는 특급대회이기 때문에 양용은의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물론 우승을 하면 올시즌뿐 아니라 향후 2시즌의 투어카드를 확보하게 돼 단숨에 목표를 이루게 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 마련한 집에 머물러온 양용은은 “다양한 잔디로 조성된 미국 그린에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면서 “데뷔전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해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대륙대항전인 로열트로피에 아시아대표로 출전한 뒤 15일 귀국한 양용은은 17일 미국으로 떠나 본격적으로 PGA 투어 준비에 나선다. 경향신문(미디어칸) - 김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