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07.01.16

‘잘나가는 탱크’ 최경주 그린 적중률 1위

2주 만에 37만4750달러(3억5189만원).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그린적중률 1위’에 오른 컴퓨터 아이언샷을 앞세워 2주 연속 톱10에 진입하면서 새해 벽두부터 지갑을 두툼하게 불렸다. 최경주는 15일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520만달러)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9언더파 271타를 기록, 우승자 폴 고이도스(43·미국·266타)에 5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랐다. 34명만 출전했던 시즌 개막전(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로 쾌조의 출발을 한 최경주는 사실상의 시즌 첫 대회라고 할 수 있는 소니오픈에서 ‘톱 5’ 안으로 치솟아 2007시즌 선전 약속을 성적으로 실천했다. 최경주는 상금으로 20만4750달러(1억9220만원)를 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 상금(17만달러)을 더해 2개 대회에서 3억5000만원이 넘는 큰 돈을 벌어들인 것. 지난해 한차례 우승을 포함해 총 260만6367달러(24억4633만원)를 받았고, 총 누적 상금도 1000만달러를 넘어선 최경주는 올해 아이언샷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어 새 상금기록까지 기대하게 한다. 공동 8위로 출발한 최경주는 1번홀(파4) 보기로 10위권 밖으로 처진 뒤 좀처럼 만회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그러나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내 분위기를 바꾼 최경주는 14번홀(파4)과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더해 단숨에 공동 4위까지 솟구쳤다.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그린적중률(75%) 1위를 차지한 게 반전의 원동력. PGA투어 15년차인 고이도스는 3언더파 67타를 치며 최종 합계 14언더파를 기록,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다툰 찰스 하웰3세(미국)와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를 1타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996년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이후 11년간 257개 대회를 기다린 끝에 거둔 통산 두번째 승리. 나무로 된 우드를 쓰는 프로골퍼들이 남아있던 시절인 1996년엔 그렉 노먼(호주)이 세계 1위였고, 타이거 우즈(미국)는 아직 프로에 뛰어들기 전이었다.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인 크라이슬러챔피언십에서 최경주에 이어 공동 2위에 오르지 못했더라면 퀄리파잉스쿨로 내려가야 했던 고이도스는 역경을 딛고 93만6000달러의 우승상금을 손에 쥐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고이도스가 마지막 4개홀에서 3개의 버디를 낚은 반면 단독선두로 출발한 찰스 하웰3세는 1타 뒤져있던 마지막 18번홀(파5) 그린 근처의 이글 칩샷을 너무 세게 한 나머지 버디도 낚지 못해 어이없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먼저 경기를 마친 뒤 챔피언조의 플레이를 지켜보다 우승 인터뷰를 하게 된 고이도스는 “우승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나도 깜짝 놀랐다”며 기뻐했다. 1m55, 63㎏의 작은 체구로 선전을 거듭한 ‘기적의 소년’ 태드 후지카와(16)는 2오버파 72타를 쳐 공동 20위(5언더파 275타)를 기록했다. 대회 내내 갤러리와 중계 카메라의 인기를 독차지한 후지카와는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며 즐거워했다. 경향신문(미디어칸) - 김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