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07.01.16

‘2R 징크스’ 탱크 질주 걸림돌

미국 PGA 투어 개막전이었던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 1라운드.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비제이 싱(피지) 등과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4오버파를 치는 부진으로 뒤로 밀렸다. 3·4라운드 선전으로 공동 8위까지 올랐지만 2라운드 부진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지난주 소니오픈 1라운드에서도 최경주는 6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2위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2라운드에서 1타를 까먹으며 미끄럼을 탔다. 다행히 3·4라운드에서 2타씩을 줄인 덕에 2주 연속 ‘톱10’에 입상할 수 있었다. 최경주의 플레이를 보면 한 가지 패턴을 읽을 수 있다. 출발이 좋았다가 2라운드에서 부진한 후 다시 3라운드에서 치고 올라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비단 올해만이 아니다. 최경주는 지난해 마지막 대회였던 투어챔피언십에서도 2라운드에서 무려 8오버파를 치는 부진에 발목이 잡혀 30명 중 26위에 그쳤다. 크라이슬러클래식, 메모리얼토너먼트, 베이힐인비테이셔널 당시에도 2라운드 스코어가 가장 좋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소니오픈까지 최경주의 성적을 분석해 본 결과 3라운드 평균 타수가 70.26타로 가장 낮았다. 그 다음으로 1라운드(70.33타), 4라운드(70.56타) 순이었고 2라운드 평균 타수는 71.07타로 가장 좋지 않았다. <표참조> 이런 플레이 흐름을 ‘최경주의 법칙’이라 할 만하다. 최근에는 ‘한국산 탱크의 2단 기어를 점검해봐야 한다’라는 농담까지 나돈다. 이러다 보니 ‘최경주의 법칙’이 통하지 않을 때 그의 성적은 좋았다. 지난해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PGA 투어 4승을 달성했던 크라이슬러챔피언십 당시에도 2라운드에서 무너지지 않았던 게 우승까지 이어졌다. 당시 2라운드 성적(5언더파 66타)은 4라운드 통틀어 가장 좋았다. 크라이슬러챔피언십을 포함해 지난해 ‘톱10’에 입상했던 셸휴스턴오픈, US뱅크챔피언십, PGA챔피언십에서도 모두 2라운드 성적이 좋았다. 1단 기어의 부드러운 출발이 2단 기어로 바뀌면서 탄력을 받았을 때 상위권에 입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4라운드로 치러지는 골프 대회에서 최경주의 2라운드 부진은 ‘2년차 징크스’와도 맥이 통한다. ‘골프가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의미를 최경주는 거의 매주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파이낸셜뉴스 - 김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