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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5

< PGA > 16세 후지카와, 소니오픈에서 돌풍(종합)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 3라운드가 끝났을 때 이미 팬들의 관심은 `천재 소녀' 위성미(18.나이키골프)가 아니었다. 위성미가 하위권에 머물면서 컷 통과에 실패한 뒤 16세 소년 태드 후지카와(미국)가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하와이 모아나루아고교에 다니는 아마추어 후지카와는 2라운드까지 3언더파 137타, 공동 25위의 성적으로 PGA 투어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컷을 통과하는 기록을 세우더니 3라운드에서도 4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3라운드 합계 7언더파 203타로 중간 순위 공동 8위에 오르는 선전이었다. 하와이 출신인 후지카와는 160㎝도 되지 않는 작은 키에 땅땅한 체격으로 장타자가 즐비한 PGA 투어 무대에 어울리지 않은 듯 했다. 하지만 후지카와는 3라운드까지 80%에 육박하는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그린을 공략하며 갤러리들의 박수 갈채를 한몸에 받았다. 또한 스윙 스피드가 뛰어나 드라이버 비거리가 285야드까지 나왔다. 이처럼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후지카와는 3개월 반이나 어머니의 뱃속에서 일찍 나온 미숙아였고 태어날 당시 몸무게는 1㎏이 넘지 않았다. 의사들은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로 태어난 후지카와의 생존 가능성을 50-50으로 보았고 생존한다하더라도 정신지체나 그 밖의 심각한 장애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을 정도. 후지카와는 태어난 지 3개월 동안 병원에 있어야 했고 그 동안 생존을 위해 내장을 연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렇게 생사의 고비를 넘긴 후지카와는 처음에는 유도를 시작했다가 8살부터 골프채를 잡았다. 후지카와는 4년 뒤 한 때 PGA 티칭 프로로부터 레슨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의 어머니 로리가 유일한 선생님이다. 후지카와는 아침에는 등교를 한 뒤 골프장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연습을 했고 그 다음에 숙제나 저녁식사를 할 정도로 골프에 빠져들었다. 로리는 "이 아이가 왜 그렇게 일찍 뱃속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세상을 일찍 보고 싶어 그랬나 보다"라며 유일한 아들의 성장을 대견스러워 했다. 후지카와와 함께 이번 대회 프로암에서 경기를 했던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는 "후지카와가 자신을 잘 통제하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후지카와는 "어제 컷 오프를 통과한 뒤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굉장한 경험을 쌓아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편 후지카와는 작년 지역예선을 통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출전권을 얻어 팬들은 올해 뉴욕주 윙드풋골프장에서 그의 실력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