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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8

-PGA- '흑진주' 싱, 개막전 한풀이 우승

-PGA- '흑진주' 싱, 개막전 한풀이 우승 최경주는 최종일 4타 줄여 공동 8위 '흑진주' 비제이 싱(43.피지)이 2007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에서 재도약의 나래를 활짝 폈다.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최종 라운드에서 눈부신 플레이로 공동 8위를 차지, 올해 맹활약을 예고했다. 싱은 8일(한국시간) 하와이 마우이섬 플랜테이션골프장(파73. 7천411야드)에서 지난해 투어 대회 우승자 34명만 출전한 가운데 열린 PGA 투어 시즌 첫 대회인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70타를 때려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8타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위 애덤 스콧(호주.280타)을 2타차로 따돌린 싱은 상금 110만 달러와 벤츠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받았다. 2003년과 2004년에 상금왕을 차지했고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지만 지난해 타이거 우즈(미국)의 위세에 눌려 쇠락세가 뚜렷했던 싱은 이로써 다시 한번 '넘버원'에 도전할 기틀을 마련했다. 세계랭킹이 7위까지 떨어지면서 '이제 노쇠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싱에게 이번 우승은 여러모로 뜻깊었다. 우선 지독한 개막전 징크스를 시원하게 벗어던졌다. 싱은 이 대회가 플랜테이션코스에서 열리기 시작한 1999년부터 작년까지 준우승 2차례를 포함해 한 번도 8위 아래로 밀려난 적이 없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4년 1타차로 준우승에 머문데 이어 2005년에는 최종 라운드 14번홀에서 트리플보기로 무너져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고 작년에는 마지막 날 18번홀 버디 퍼트를 놓쳐 연장전 진출이 무산되는 등 아픔이 많았던 대회였다. 또 지난해 유난히 역전패가 많았던 싱은 이번 대회에서 2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굳게 지켜내는 뒷심을 과시했다. 강한 바람에 대부분 선수들이 쩔쩔 맨 가운데 싱은 나흘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내는 등 견실한 플레이를 펼쳐 '노쇠했다'는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우즈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지만 싱이 필 미켈슨, 짐 퓨릭(이상 미국), 어니 엘스(남아공)과 함께 여전히 우즈의 대항마로 행세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입증해낸 우승이기도 하다. 꼭 서른 번째 PGA 투어 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은 싱은 통산 상금 5천만달러를 돌파하는 기쁨도 누렸다. 올해 명예의 전당 입회식을 가질 예정인 싱은 이날 우승으로 40대 나이에 가장 많은 우승(18승)을 따낸 선수로 PGA 투어 기록집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까지 40대 최다승 선수는 17승을 올린 샘 스니드였다. 싱은 이와 함께 1천만달러의 1위 상금이 걸린 새로운 제도 '페덱스컵' 포인트레이스에서도 경쟁자들에 한발 앞서가는 성과를 올렸다. 싱에게는 페덱스컵 포인트 4천500점이 주어졌다. 싱은 "이젠 누구도 마흔세살이 늙은이라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부상으로 탄 자동차는 아들에게 선물로 주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 때까지 35차례 대회에서 1승도 건지지 못했던 싱은 겨우내 스윙의 결점을 찾아내 고쳤고 2차례 상금왕에 오를 때 애용했던 벨리 퍼터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이 부활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3라운드에서 애덤 스콧(호주)과 트레버 이멜만(남아공) 등 2위 그룹을 3타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섰던 싱은 최종 라운드에서 스콧의 추격을 받았지만 스콧이 자멸한 덕에 편안하게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었다. 1번(파4), 2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뽑아내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 했던 싱은 8개홀 연속 파행진으로 스콧에 추격의 빌미를 줬다. 4번홀까지 2타를 잃어 역전 우승의 꿈을 접는가 했던 스콧이 이후 6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면서 2타차까지 따라 붙은 것. 하지만 스콧은 꼭 버디가 필요했던 17번홀(파4)에서 3퍼트를 1타를 잃으면서 주저 앉았다. 스콧은 이날 준우승으로 미켈슨을 밀어내고 세계랭킹 3위로 올라선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첫날 공동 선두였다가 둘째 날 부진으로 실망감을 안겼던 최경주는 3라운드에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탔다.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9타를 친 최경주는 최종 합계 6언더파 286타로 공동 8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시즌 첫 대회에서 역사적인 첫 티샷을 날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최경주는 비록 우승 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했지만 '톱10' 입상으로 산뜻하게 시즌을 열었다. 최경주는 나흘 동안 80%를 웃도는 고감도 아이언샷 정확도를 과시해 퍼팅 컨디션만 살아나면 올해도 우승컵 1∼2개는 보탤 수 있다는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최경주는 17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상금도 챙겼다. 사상 첫 대회 4연패에 도전했던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2타를 줄였지만 공동 13위(4언더파 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