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2006.12.27

김인경 `1위 깃발 꽂고선 안 내려올 것`

한결같이 클럽을 휘두른다 해서 미국의 사부들은 그를 '머신'이라 부른다. 어릴 때부터 기록해 온 노트에는 당대 최고의 고수인 타이거 우즈와 어니 엘스의 스윙 방법뿐 아니라, 어프로치 고수인 마이크 위어, 퍼팅 고수인 아론 배들리에 대한 분석도 있다. 2007년 여자 골프계 유망주인 김인경(18.한영외고) 얘기다. 지난해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간 김인경은 곧바로 US여자주니어 골프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지난달 미국 2부 투어 Q스쿨 1위에 이어 12월 LPGA Q스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Q스쿨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1997년 박세리 이후 9년 만이며 1, 2부 투어 Q스쿨에서 동시에 1위를 한 것은 LPGA 사상 김인경이 처음이다. LPGA 첫 시즌을 앞두고 잠시 귀국한 김인경을 만났다. -동갑내기인 신지애나 김송희처럼 더 일찍 프로로 전향하지 않은 이유는. "어느 정도 나이가 될 때까지 아마추어로 남아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명예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직접 만든 골프 다이어리가 무척 인상적이다. "5학년 때부터 유학 가기 전까지 훌륭한 선수들의 장점을 기록했다." -엘스에 대한 분석이 상당히 많다. "스윙도 좋고, 우즈에 밀려 2인자에 만족해야 하는 그에 대해 연민이 든다. 그래도 엘스보다는 우즈가 훨씬 좋다." -가장 좋아하는 골프 명언이 뭔가. "'항상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우승했을 때 전혀 놀라지 않았다'는 우즈의 말이다." -5년 후 자신의 세계랭킹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1위다. 한 번 올라가면 깃발 꽂아놓고 안 내려 오겠다. 현재 실질적인 1위인 로레나 오초아보다 확실한 1위가 되고 싶다." -미국에 가서 얻은 것은 뭔가. "혼자 갔기 때문에 알아서 하는 것을 배웠고,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얻었다.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골프만 생각하나. "아니다. 책도 많이 본다. 특히 지구 온난화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에너지 낭비하는 것을 못 본다. 쓸데없이 켜진 불은 내가 다 끄고 다닌다." 중앙일보 성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