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호 프로골프 선수의 국적과 이름을 80여 년 만에 되찾았다.
‘대한민국 1호 프로골프 선수 故 연덕춘, 역사와 전설을 복원하다’ 행사가 12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강형모 대한골프협회(KGA) 회장, 김원섭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 야마나카 히로시 일본골프협회(JGA) 최고운영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연덕춘 선수의 국적과 이름 변경, 일본오픈 골프선수권대회(이하 일본오픈) 우승컵 복원, 독립기념관 기증 배경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다.
강형모 KGA 회장은 "연덕춘 선수의 국적과 이름이 바로잡힌 것은 한국 골프사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울림을 주는 일"이라며 "이를 통해 한일 양국 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넓히는 의미 있는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원섭 KPGA 회장은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도 KPGA는 올바른 한국골프 역사를 찾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야마나카 히로시 JGA 최고운영책임자는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 올해부터 모든 공식 기록에 한국의 연덕춘으로 표기하기로 했다. 일본오픈 우승컵이 한국에서 전시된다는 것은 JGA로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다.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이 함께 발전하며 좋은 맞수이자, 친구로서 세계 무대에서 빛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연덕춘 선수는 1941년 일본오픈에서 우승했다. 한국인의 첫 일본오픈 우승이자, 해외 대회 우승이나 일제강점기 일본식 성명 강요로 인해 일본의 노부하라 도쿠하루(延原 德春)로 표기됐다.
이는 1936 베를린 올림픽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금메달과 함께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인의 위상을 알린 역사적 사건이다.
국적과 이름을 바로잡고자 KPGA는 지난해 10월 KGA에 협력을 요청했고, 이에 응하며 JGA와 소통을 시작했다.
결실은 지난 4월 맺어졌다. JGA는 공문을 통해 "1941년 일본오픈 우승자 표기를 일본의 노부하라 도쿠하루에서 한국의 연덕춘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5월 일본 돗토리현 다이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22회 네이버스컵 3개국(한·일·대) 국가대표 친선 경기에서 KGA는 JGA에 감사를 표했다.
KPGA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유실된 일본오픈 우승컵을 복원했다. 복원된 우승컵은 향후 독립기념관에 기증될 예정이다.